대통령 조카 홍석씨 사기혐의로 조사중

  • 입력 2002년 5월 2일 18시 30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조카 홍석(弘錫·39·회사원)씨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개막 행사 당시 추진됐던 한국과 일본 인기가수 공연의 투자금 명목으로 10억원을 받아 그중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김 대통령의 작고한 막내동생 대현(大賢)씨의 아들 홍석씨와 공연기획자 정모씨(31)가 지난해 1월 상암경기장 개막행사 때 추진된 인기가수 서태지와 일본의 록그룹 ‘클레이’ 등이 출연하는 합동공연의 투자금 명목으로 대구지역 P케이블방송 사장 조모씨(42)에게서 10억여원을 받아 대부분을 가로챈 혐의를 잡고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1999년 12월 공연기획사인 C사가 상암경기장 개막 행사 때 인기가수 공연을 추진하고 있지만 투자자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A기업 광고팀장인 홍석씨에게 투자자 알선을 요청했다.

홍석씨는 알고 지내던 대구 Y대 박모 교수(51·경영학과)에게 투자자 소개를 요청했으며 박 교수는 제자인 P케이블방송 사장 조씨에게 10억원을 투자하라고 권유했다는 것.

정씨는 이후 조씨에게서 투자금으로 받은 10억원 중 4억원을 회사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했다. 으며 2001년 4월 서울시에서 개막식 공연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자 나머지 6억원을 “잘 굴려서 10억원으로 만들어 달라”며 홍석씨에게 건넸다. 다.

홍석씨는 2001년 5월 조씨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며 청와대에 진정서를 내자 6억원 중 2억2000만원을 돌려주고 나머지는 2003년 3월까지 갚기로 조씨와 합의했다.

경찰은 홍석씨와 정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며 홍석씨가 사용한 3억8000만원의 사용처 등에 대한 수사를 거쳐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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