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개최 한일 주요도시 "대기오염 심각한 수준"

  • 입력 2002년 4월 29일 18시 25분


한일월드컵 개최를 한달 정도 남겨놓은 가운데 한일 양국 주요 도시의 대기오염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의 시민단체인 환경정의시민연대와 일본의 시민포럼2001 등 9개 단체가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양국의 월드컵경기 개최도시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이산화질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한국은 물론이고 그동안 오염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돼온 일본도 오염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한일 공동으로 동일한 시기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대기오염도를 측정한 것이다.

한국 측이 서울 인천 수원 부산 울산 대구 등 6개 도시의 604개 지점을 대상으로 올 3월 이산화질소를 측정한 결과 서울의 이산화질소 오염도는 평균 66.3ppb(1ppb는 10억분의 1), 최대 123ppb를 기록해 일본의 환경기준(40∼60ppb)보다 높았다.

특히 수원의 이산화질소 평균이 71.0ppb, 최대는 125ppb나 되는 등 서울보다 오염이 더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일본에서는 요코하마 나고야 등 6개 지역 573개 지점을 대상으로 이산화질소를 측정한 결과 결승전이 열리는 요코하마의 평균은 50ppb, 최대는 119ppb로 우리나라보다는 낮았으나 그래도 높은 편인 것으로 지적됐다.

환경정의시민연대 측은 “지난해부터 5차례에 걸쳐 모니터링을 한 결과 서울 전체 평균이 선진국 권장치인 40ppb 이하를 기록한 적이 1회에 불과했고 ‘심한 오염’ 수준인 80ppb 이상인 지역도 빈번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배출원인 이산화질소는 햇빛과 결합해 광화학스모그인 오존 오염을 유발하는데 경기가 열리는 6월은 햇빛이 강하기 때문에 오존 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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