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前한라회장 구속

  • 입력 2002년 4월 24일 18시 07분


서울지검 외사부(박영렬·朴永烈 부장검사)는 24일 한라그룹 계열사 자금 2조1000억여원을 개인회사인 한라중공업에 불법 지원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한라그룹 전 회장 정몽원(鄭夢元·47)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97년 우량 계열사인 한라시멘트 만도기계 한라건설 등 3개사에서 2조1000억여원을 담보 확보나 이사회 동의 없이 빼내 한라중공업에 지급보증 및 자금대여 등의 명목으로 불법지원한 혐의다.

정씨 등은 한라중공업에 대한 무리한 지원으로 97년 12월 그룹이 부도처리되자 계열사 해외매각을 통한 외자유치로 빚을 갚는 조건으로 1조880억원의 한라시멘트 부채 중 6363억원을 탕감받고도 회사 자산의 3분의 2만 프랑스 라파즈사에 2억달러에 매각하고 951억원 상당의 지분 30%를 챙겼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또 정씨가 한라시멘트 매각을 위해 설립한 가교회사인 RH시멘트에 넘긴 376억원 상당의 한라콘크리트 주식을 자신이 지배하는 대아레미콘이 3억원에 인수토록 했고 32억원 상당의 한라건설 주식은 자신 명의로 700만원에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라중공업은 정 전 회장이 91%, 형 몽국(夢國)씨가 9%의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라며 “거액의 부채를 탕감받았으면 계열사를 최대한 비싼 값에 매각해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데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피해를 주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라 측은 “한라중공업에 대한 지원은 계열사간 상호 지급보증이나 대여에 의한 것이고 RH시멘트 지분 30%는 라파즈사에서 합작 파트너로 지분을 인정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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