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학생 수강과목 편중 심하다

  • 입력 2002년 2월 22일 20시 19분


대학생들의 신학기 수강 신청이 취업 관련 과목에 쏠리는 반면 인문 사회 교양과목은 외면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

19일 수강신청이 끝난 영남대의 경우 2학점짜리 ‘진로선택과 취업준비’ 과목에는 600명 정원이 개설하자마자 수강생이 모두 차 가장 큰 강의실도 모자라 2개반으로 분반까지 했다.

그러나 인문 사회 분야 교양과목은 수강생이 적어 상당수는 폐강 위기에 처해 있다.

학교 관계자는 “3월 초 수강신청 변경기간이 끝나 봐야 알겠지만 상당수 과목은 폐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기업체 간부 등을 초청해 수업을 하는 ‘취업전략과 정보분석’ 같은 과목은 1000여명씩 학생들이 몰려드는 반면 인문과목의 수강신청은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교양과목의 성격을 개선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까지 수강 신청을 받는 대구대는 올해부터 교양과목 수강방식을 대폭 개선해 인문 사회 한국 세계 정보 등 8개 영역에 100여 과목을 개설해 의무적으로 최소 1과목 이상을 수강하도록 했다.

과목도 ‘신문읽기용 생활한자’ ‘에세이 명심보감’ ‘가정 물리치료’ ‘숲과 환경’ ‘영상이 있는 중국 역사’ 등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내용으로 바꿨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교양과목을 외면하는 현실만 탓할 수는 없다”며 “교양과목 내용을 바꾸자 50명을 예상했던 과목에 100명이상 몰려 분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포항공대는 글쓰기 능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부터 ‘철학적 글쓰기’ ‘문학적 글쓰기’ 교양과목을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구대 홍덕률(洪德律·사회학) 교수는 “대학교육이 너무 취업 준비에만 치중되는 것은대학의 존재 이유를 흔들 우려가 있다”며 “특정 분야의 지식만 갖춘 학생보다는 전인적 교양을 쌓은 학생들이 많이 배출돼야 국가경쟁력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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