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괴롭힘 당하던 중학생 투신자살

  • 입력 2002년 2월 21일 13시 00분


학원에서 폭행을 당해온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충남 천안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30분경 천안시 성거읍 K아파트 101동 뒤편 화단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채모군(C중 2년·14)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채군의 아버지(45)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채군이 투신한 것으로 보이는 이 아파트 8층 옥상에서는 채군의 책가방과 빈 소주병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채군의 컴퓨터에서 ‘K학원에서 학원생 2명으로부터 수 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하고 금품을 빼앗겼다. 하지만 그들은 나보다 힘이 세고 싸움을 잘해 어쩔 수 없다. 그들이 밉다’는 글이 발견됨에 따라 폭행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학원생과 학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한편 채군은 지난해 12월 11일 경찰청 인터넷 학교폭력상담소에 같은 반 친구로부터 수시로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려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가해학생 부모와 채군 부모 사이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 5일 내사 종결된 사실도 밝혀졌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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