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돕기에 정년 없다"…부산 할머니회 장애인등에 목욕봉사

  • 입력 2002년 2월 18일 18시 03분


70세 이상의 할머니들로 구성된 노인 봉사회원들이 15년 동안 빈병과 헌옷 등을 팔아 한푼 두푼 모은 6500만원으로 이동목욕차량을 마련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목욕 봉사활동에 나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본부봉사회(회장 하경수·73·여) 소속 회원들은 18일 부산 기장군 철마면 대곡마을에서 ‘사랑을 나누어 드리는 차’로 이름붙여진 이동목욕차량을 적십자사에 전달하는 식을 갖고 목욕봉사에 나섰다.

이들이 전자동 욕조시설을 갖춘 이 차량을 적십자사에 전달한 것은 차량 운영을 적십자사에 맡기고 자신들은 봉사활동에만 전념하기 위한 것.

젊은 적십자 회원들과 함께 당번을 정해 봉사활동에 나서는 이들은 매일 3, 4곳의 어려운 가정을 방문해 노인과 장애인들을 목욕시키고 세탁, 청소 등도 해줄 예정이다.

1952년 국군부산병원에 수용된 부상병들을 돌보기 위해 결성된 이 봉사회 회원은 모두 15명으로 평균 연령이 77세. 최고령인 94세의 김귀조 할머니부터 최연소인 70세의 김소희 할머니까지 봉사회 회원들이 그동안 펼친 봉사시간을 모두 합치면 20만시간이 넘는다.

이들은 86년 부산여성회관 중고교환센터에 재활용시장을 개설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빈병과 헌옷 등 재활용품을 모아 팔아 6500만원을 모았다.

하 회장은 “회원들이 폐품 등을 모아서 100원, 200원에 팔아 힘들게 모은 돈을 보람되게 사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봉사회는 지난해 1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자원봉사단체협의회 주최 ‘2001 세계자원봉사자의 해’ 기념식에서 자원봉사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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