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大 교수‘인문학의 위기’ 등 다양한 주제로 매달 토론회

  • 입력 2002년 1월 27일 21시 15분


“거창한 이념을 표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편안하게 만나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입니다.”

경북대 교수 40여명으로 구성된 ‘대안적 삶을 모색하는 모임’은 매달 한번씩 만나 삶에 대한 성찰과 자기반성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연다.

97년 6월 인문대, 사회과학대, 경상대, 사범대 소속 교수 몇명이 주축이 돼 ‘인간관계’를 매개로 현대문명 전반에 대해 비판(대안)을 제기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다운 삶을 살아보자는 취지에서 이 모임을 만들었다.

닦달하고 경쟁하고 피말리는 생존 경쟁에서 조금 비켜서서 자신을 되돌아보자는 것이다.

‘인문학의 위기’ ‘관념과 실천’ ‘선불교의 의미’ 등 인문학 분야에서부터 ‘지방 분권’ ‘지방대의 위기’ ‘재벌 개혁’ ‘기초생활보장제’ 등 사회과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와 현안을 놓고 난상 토론을 벌인다.

이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관계’. ‘이념’보다 근본적인 것은 인간이며 ‘모임’은 인간관계를 따뜻하게 실현하는 ‘작은 네트워크’로 보고 있다. ‘욕망을 줄일 것’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끊임없이 던져볼 것’등 작은 규율을 정해 놓고 있다.

마르크스주의를 토대로 정치경제학적 입장에서 현실을 비판하는 이도 있고 생태와 대안의 삶을 강조하는 이도 있는 등 구체적인 고민과 지향점도 모두 다르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의 주장이나 논리가 옳다고 주장하거나 강요하지는 않는다. 대안적 삶을 추구한다고 해서 자신들을 운동의 논리로 바라보는 것도 경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모임을 주도해 온 김영기(金永基·철학) 교수는 “경쟁이 강조되고 인간성이 상실되기 쉬운 세태지만 ‘다같이 인간다움을 잃지 말자’는 것이 이 모임의 출발점이었다”면서 “앞으로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토론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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