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에 나타난 김은성 행적]"작년 3월 진승현사건 파악"

  • 입력 2001년 12월 24일 18시 09분


24일 청구된 김은성(金銀星) 전 국가정보원 2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들여다보면 김 전 차장이 ‘진승현(陳承鉉) 게이트’ 초기부터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있다.

김 전 차장은 지난해 4월 진씨가 전 국정원 경제과장 정성홍(丁聖弘)씨를 통해 현금 2억원을 전달해달라는 부탁을 하기 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과 금융감독원 검사로 진씨가 불안감을 느끼던 당시 김 전 차장은 이미 진씨 사건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이 수사팀의 시각이다.

김 전 차장은 자신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정씨가 현금 5000만원과 2억원을 연이어 받았던 지난해 4월말부터 MCI코리아 계열사에 대한 금감원 조사 정보를 파악하고 정씨와 국정원 직원을 동원, 모종의 대응을 했다는 것이다.

김 전 차장은 이어 서울 강남구 M호텔 중국집에서 진씨를 만난 지난해 8월 말경부터 사건에 적극 개입,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구속영장에 나타나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대검 고위간부를 찾아가 진씨 처리 문제에 관해 문의하고 부하직원에게 1000만원을 주고 검찰 수사 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도 진씨 구명 로비의 일환이었다.

김 전 차장은 진씨가 검찰의 지명 수배를 받고 도피 중이던 지난해 9월18일 이후 진씨가 검찰에 출두한 12월 1일 사이에도 석연치 않은 행적을 계속 보였다.

9월 말에는 서울 강남구의 한 일식집에서 진씨를 은밀히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또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국정원 비밀 사무실에서 진씨의 대리자인 김재환(金在桓)씨, 정씨 등과 만나 대책을 상의했다.

이어 10월에는 진씨가 보낸 사람을 만나 차를 바꿔 타고 진씨의 은신처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원룸아파트에서 진씨를 만나 격려하고 수사 진행 상황을 알려주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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