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사천 외국 담배회사 설립 논란

  • 입력 2001년 11월 22일 22시 43분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국가 경제와 농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남 사천시 진사공단에 입주키로 한 다국적 담배기업의 기공식을 앞두고 담배생산 공장의 국내 진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담배사업법 개정으로 7월부터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제조독점권이 폐지된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생산공장을 설립키로 한 다국적 기업은 BAT(British American Tobacco)코리아.

담배 던힐과 켄트 등을 만들어 온 이 회사는 2004년까지 1000억여원을 투입해 진사공단 내에 생산공장을 세운 뒤 연간 80억개비(4억갑)를 생산한다는 계획. 26일 오전 기공식을 갖는다.

이 회사를 유치한 경남도는 “BAT측은 향후 10년간 한국시장에 1조4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뿐 아니라 현재 350명인 국내 종업원 수를 1000명 이상으로 늘리는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 오춘식(吳春植) 투자유치과장은 “담배원료인 잎담배도 국내산을 50%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필립모리스 등 다른 외국담배 회사의 생산공장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BAT 코리아 관계자는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환경친화적 공장을 설립하고 원부자재를 최대한 한국에서 조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농민회 사천시지회는 최근 낸 성명에서 “국내산 잎담배의 가격이 외국산 보다 훨씬 비싸 담배인삼공사도 20% 이상을 수입하는 실정”이라며 “경남도가 주는 혜택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경우 경제적인 효과는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BAT에는 각종 세금감면과 보조금 지원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란 것. 농민회는 “여러 단체와 연대해 담배공장 설립을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담배공장은 일반적인 외국기업 유치와는 달리 기술이전과 수출확대 효과가 없어 결국 양담배의 국내시장 장악과 국부 유출만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BAT가 들어설 진사공단은 경남도가 항공과 전자기기, 소재산업 등 첨단산업을 유치키로 했으나 담배공장을 끌어들여 본래의 조성 취지를 벗어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천〓강정훈기자>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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