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연체금 동전으로 상환 보복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5시 09분


한국은행 대전지점과 한 신용카드사가 ‘환전 테러’ 를 당했다.

한 신용카드 연체고객이 연체금 상환요구를 견디다 못해 연체금 170만970원의 대부분을 10원짜리 동전으로 갚는 ‘보복전’ 을 펼친 것.

A카드사의 고압적인 상환요구에 화가 난 B씨는 지난 13일 일단 한은 대전지점과 접촉, “170만원을 전부 10원짜리 동전으로 바꿔줄 수 없느냐” 고 물었다가 거절당했다. B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이틀동안 대전지역 전 금융기관을 돌며 10원짜리 동전을 싹쓸이했다. 그리고는 15일 A카드 지점에 가서 동전자루를 집어던지듯 내밀었다.

연체금을 상환받고도 망연자실해진 A카드 대전지점 관계자 3명은 할 수 없이 동전자루를 어깨에 들쳐메고 한국은행 대전지점을 찾았다. 한은이 동전을 계산하기 시작해 지폐로 환전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7시간. 그것도 담당 직원 4명과 주화계수기 2대가 총동원된 결과였다.

카드사가 들고온 포대에는 500원짜리와 100원짜리가 30만원어치 정도 들어있었을 뿐 나머지 140만원 정도는 10원짜리 동전(14만개)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10원짜리 동전의 무게만 520㎏. 한은 대전지점 관계자는 “환전 창구가 마비돼 마치 테러를 당한 기분이었다” 고 황당해 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