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은성차장에 돈줬다는 진술은 사실”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7시 55분


검찰은 김은성(金銀星) 국가정보원 2차장이 ‘정현준(鄭炫埈) 게이트’의 로비 창구로 알려진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수감 중) 부회장에게서 1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김 차장을 비공식 소환해 조사한 뒤 내사 종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김 차장을 뒤늦게 서둘러 조사한 뒤 전격적으로 내사 종결한 경위와 배경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김 차장 금품수수 의혹의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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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날 “이씨가 지난해 11월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에 대한 수사 당시 ‘김 차장에게 1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2000년 9월 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2층 커피숍에서 옛 국가안전기획부 출신으로 회사 고문인 강모씨의 소개로 김 차장을 만나 1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동아일보가 9월 18일 김형윤(金亨允) 전 국정원 경제단장의 금품수수 사실을 보도한 직후 서울지검 특수2부가 전임 수사팀의 기록에서 김 차장에 관한 진술을 확인해 9월20일부터 수사를 재개했으며 10월 초 김 차장과 강씨, 이씨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이씨가 단순한 ‘떡값’ 명목의 돈을 줬다고 진술해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데다 김 차장과 강씨가 이씨의 진술 내용을 모두 부인해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검찰 조사에서 “평소 알고 지냈던 강씨가 ‘얼굴이나 한번 보자’고 해서 나갔더니 모르는 여자가 앉아 있어 그냥 왔다”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한편 검찰은 이씨가 지난해 동방금고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조사할 당시 남편 이모씨(수배 중)를 통해 ‘유력 인사’를 대상으로 로비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이씨가 “남편이 ‘유력 인사’를 실제로 접촉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진술했고 남편 이씨의 접촉 대상이었던 인사들이 모두 해외로 도피한 상태여서 조사를 진척시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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