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간이식하고 군복벗는 김준현대위

  • 입력 2001년 11월 12일 14시 46분


서울 카톨릭의대 성모병원에 입원 중인 김준현(金俊顯·29·학사 27기) 대위는 이달 말 군복을 벗어야 한다. 간경화와 싸우고 있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이달 초 자신의 간을 60% 가량 떼어내는 이식수술을 받은 탓에 강제전역이 불가피하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간을 50% 이상 잘라냈을 경우 신체등급이 7급으로 떨어져 자동적으로 전역 대상이 된다.

안동대 농생물학과를 졸업하고 96년 6월 학사장교로 군문(軍門)에 발을 내딛은 김 대위의 당초 전역 예정일은 2003년 6월. 그는 조기 전역으로 군장학금 혜택에 따른 의무복무기간을 채우지 못해 대학시절 받은 군장학금 가운데 130만여원도 군에 반납해야 한다.

김 대위는 요즘 뜨거운 전우애를 느낀다고 말한다. 자신이 배속된 포병연대 장병들이 기증한 헌혈증 100여장으로 이식수술에 필요한 피를 모두 충당할 수 있었고, 12일에는 연대 주임원사로부터 장병들이 모금한 150만원을 전달받기도 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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