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대입 수능 스케치>

  • 입력 2001년 11월 7일 17시 26분


7일 실시된 올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장 주변에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나이와 장애를 뛰어 넘으려는 의지의 수험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또 불의의 사고와 지각 등으로 자칫 시험을 볼 수 없는 위기의 순간을 맞은 수험생들도 여전히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큰 사고나 안타까운 일 없이 대부분의 수험생이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인천에서는 응시생을 태운 승용차와 택시가 충돌해 차량이 완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 10분경 인천 남동구 구월3동 오목사거리에서 응시생인 딸(18)을 태우고 시험장으로 가던 문모씨(48)의 프라이드 승용차와 택시가 충돌해 프라이드 승용차가 전복되고 택시도 크게 부서졌다.

문양은 골절상을 입어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뒤 학교 양호실에서 시험을 봤다. 택시에 타고 있던 또 다른 수능생 조모군도 부상했으나 시험을 보는데는 큰 지장이 없어 경찰 순찰차를 타고 고사장으로 가 시험을 치렀다.

○…인천시교육청은 경기 수원이 고사장인 수험생이 시외버스를 놓쳐 입실시간을 맞출 수 없게 되자 경기도교육청과 협의해 인천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조치했다.

백모양(18)은 고사장인 수원 매원중학교으로 가기 위해 이날 오전 인천에서 시외버스를 기다렸으나 버스가 늦게 와 시험시간을 맞추지 못할 것 같자 급히 인천시교육청에 호소해 인근 인천 신명여고에서 무사히 시험을 봤다.

○…프로축구단 포항스틸러스의 골키퍼 김병지 선수(31)도 포항지구 제10시험장인 포항수산고교에서 시험을 치렀다. 김 선수는 체육 관련 학과에 진학해 그동안 못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 고 밝혔다. 김 선수는 1988년 부산 소년의집을 졸업한 뒤 13년만에 대학시험을 치게 된 것.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사격 여자 공기소총 은메달 리스트 강초현 선수(19)도 대전지역 제17시험장에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시험을 봤다. 이미 서울 모 대학의 특별전형에 원서를 낸 강 선수는 예체능 계열에 지원했다.

○…박기환 전 포항시장의 부인 이점숙씨(46)도 포항지역 제6고사장인 유성여고에서 수능에 응시했다. 1969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배움의 기회를 놓친 이씨는 지난해부터 검정고시를 준비해 4월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씨는 사회사업 분야를 공부한 뒤 사회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싶다 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에서는 고교별로 특성을 살려 응원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기독교계인 보성여고 학생 20여명은 성가복을 입고 선배들을 응원한 반면 서울예고 학생들은 장구와 소고, 북 등을 치며 선배들의 기운을 북돋웠다.

○…한완상(韓完相) 교육부총리는 오전 7시 55분경 경복고를 방문해 수험 관계자들과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한 부총리는 고사장 본부에 들러 시험장 설치 현황에 대해 보고받은 뒤 교실 한 곳에 들어가 50년대 내가 여러분 나이 때가 생각난다. 심호흡하고 마음 편안하게 온 힘을 다하기 바란다 고 당부했다.

○…충남 서산지구 제3시험장이 마련된 서산중학교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수험생들을 위해 별도의 흡연 장소를 마련해 눈길. 학교측은 시험 시작 전 교내 방송을 통해 흡연은 시험장 옆에 별도로 마련된 수험생 휴게실에서 해 줄 것 을 당부했다.

학교측은 요즘 많은 학생들이 흡연을 하고 있는 것이 어쩔수 없는 현실 이라며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워 다른 수험생에게 방해를 주거나 담배꽁초 등을 복도 등에 마구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고육책으로 수험생 휴게실에 별도의 재떨이 등을 준비했다 고 설명했다.<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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