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포항공대 수시모집 합격 청각장애 정현석군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53분


“선생님 말씀을 제대로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필기를 열심히 하고 틈나는 대로 복습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화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10일 포항공대 수시모집에서 화학과에 합격한 부산과학고 3학년 정현석(鄭現釋·17)군. 두 살 때 병으로 청력을 잃은 정군은 입모양을 보고 의사소통을 하는 구화법(口話法)을 익혀 공부했다.

사실상 독학하다시피 한 정군이지만 중학교를 전교 1등으로 졸업하고 부산과학고에 진학해서도 상위 3% 이내의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다. 99년 한국화학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전국의 화학 및 수학 경시대회에서 16번이나 입상하기도 했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합니다. 육체적인 장애가 있지만 남보다 두 배 세 배 노력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포항공대를 마치면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싶습니다.”

정군은 영어 듣기는 잘 못하지만 독해와 작문을 열심히 해 영어학업 우수상을 네 번이나 받았다. 화학을 지도했던 김원전(金元銓·43) 교사는 “과학에 뛰어난 자질이 있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정군은 서울대 자연계열 수시모집 1차에도 합격했으나 포항공대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포항〓이권효기자>sapi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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