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빗물펌프장 일부 고장 확인

  • 입력 2001년 10월 5일 18시 46분


지난 여름 집중호우 때 서울시내 빗물펌프장 가운데 일부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침수 피해와 관련한 인재(人災)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는 5일 학계와 주민대표 등이 참여한 특별조사반의 조사 결과를 통해 “집중호우가 내린 7월15일 새벽 정상가동 여부에 대한 민원이 제기된 22개 빗물펌프장 가운데 양천구 신정1펌프장과 중랑구의 면목, 중화펌프장 등 3곳의 펌프 15대가 낙뢰와 고장 등으로 일시 가동이 중단됐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정1펌프장의 펌프 6대는 15일 오전 0시40분에 한전 인입선로가 벼락을 맞아 정전됨에 따라 새벽 5시4분까지 가동이 중단됐다.

또 면목펌프장은 이날 오전 1시42분부터 3대의 펌프가 순차적으로 고장났으며 중화펌프장은 피해 주민들의 시위로 전원이 차단되면서 5분여간 6대의 가동이 중단됐다.

김학재(金學載) 서울시 부시장은 “전체 526대의 펌프 가운데 고장난 펌프는 극히 일부였으며 펌프장에 물이 들어오기 전부터 침수피해가 발생해 펌프 고장이 피해 원인이라고 규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펌프 가동이 중단될 당시 양천구와 중랑구는 시간당 70㎜를 넘는 폭우가 쏟아져 수천여 세대의 주택과 상가 공장 등이 침수피해를 보았다.

중랑구와 양천구 주민들은 “펌프장 가동이 중단된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서울시가 그동안 축소 은폐해 왔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자치구와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박윤철·차지완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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