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비리 진정서 방치"…제때 조사안해 파장 키워

  • 입력 2001년 9월 20일 18시 47분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20일 광주지검이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이용호(李容湖) 지앤지그룹 회장에 대한 비리관련 진정서를 올 1월에 접수하고도 진정인 조사도 하지 않은 채 8개월동안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함 의원은 이날 국회 법사위의 광주지검 국정감사에서 “진정서는 외견상 피해자들이 공사대금을 받게 해달라는 것이나, 내용면에서는 이 회장이 구조조정 대상인 광주 프라도호텔을 인수한 뒤 이를 미끼로 구조조정(CRC)자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지원받아 빼먹은 수법이 담겨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광주지검이 진정서를 접수한 뒤 곧바로 내사에 착수했다면 올해초 이 회장을 구속해 정부 공적자금에 대한 사기행각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광주지검이 직무를 유기함으로써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키운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 회장이 사기를 벌이는 과정에서 광주지역 조직폭력배 출신인 여운환(呂運桓)씨도 깊숙이 개입한 흔적이 여실하다”며 “진정서가 방치된 이유가 담당 수사검사의 무능 때문인지, 아니면 여씨 등의 배후작용 때문인지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지검은 프라도호텔 부도로 피해를 본 37개 업체 채권단이 13일 호텔의 실제 소유주로 알려진 이 회장 등 5명을 서울지검에 고소함에 따라 ‘병합처리’를 이유로 진정사건을 18일 서울지검으로 이송했다.

광주지검측은 이에 대해 “진정서 접수 당시에는 단지 공사대금을 받아달라는 민사적 사안이었던데다 담당 사건이 워낙 많아 조사가 지연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서울지검 고소건과 병합처리를 위해 이송했다”고 해명했다.

<문철기자·광주〓김권기자>fullm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