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윤락업소-경찰 유착 밝히겠다"

  • 입력 2001년 7월 13일 18시 41분


경찰에 대한 ‘성(性)상납’ 의혹사건과 관련해 전북 군산 화재참사 윤락가의 한 업주 딸이 “윤락업주와 경찰의 유착관계를 폭로하겠다”며 법정에서 증언할 뜻을 밝혔다.

A양(17)은 최근 이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된 윤락녀 3명의 보호를 맡은 모 여성단체에 e메일을 보내 “(윤락업소를 운영하는) 부모님은 어느 가게가 어느 경찰관에게 뇌물을 바쳤는지 알고 계실 것”이라며 “부모님의 허락을 받은 뒤 아는 것을 모두 증언해 군산지역의 윤락가 비리를 폭로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나섰다.

이는 지난해말 윤락가 화재참사 사고의 진상파악에 나섰던 여성단체들이 전북경찰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A양의 글을 읽은 뒤 몇 차례 e메일 교환을 통해 이 사고와 관련한 정보제공 등을 요청한 데 따른 것.

A양은 사고 직후 인터넷 게시판에 “술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업주가 경찰관들에게 양주와 돈봉투 등을 상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경찰의 비리를 알고 있는데 경찰관들이 발뺌하는 인터뷰 기사를 본 뒤 더 이상 이들을 믿지 않는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숨진 윤락녀들의 유족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을 맡은 배금자(裵今子) 변호사와 여성단체들은 조만간 재판부에 A양을 추가 증인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15개 시민, 여성단체는 이날 “군산지역의 비리를 제대로 수사해 보지도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하려는 것은 부당하다”며 재수사를 요구하는 항고장을 광주고검에 냈다.

이들은 말단 형사 3명을 형사처벌하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되자 올해초 군산지역 경찰과 수사담당 검사 등을 직무유기 등 4개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으나 사건을 넘겨받은 군산지청은 4월 “이유 없다”며 이를 모두 각하했고 재고발한 사건은 무혐의 처분했다.

<이정은기자>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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