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공장 경찰투입 반발]울산근로자 1500명 도심 격렬시위

  • 입력 2001년 6월 5일 18시 49분


'戰場같은 거리'
'戰場같은 거리'
지난달 25일부터 파업을 벌여온 울산 남구 매암동 ㈜효성 울산공장 근로자들과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 등 1500여명은 5일 울산 남구 신정동 울산시청앞 도로 등 시내에서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앞서 이날 새벽 경찰은 이 회사 공장에 들어가 농성을 벌이고 있던 근로자들을 강제해산했다.

△경찰 투입=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30분경 울산지방경찰청 김병준(金炳俊·치안감)청장의 지휘로 지게차를 앞세워 정문 등 4개 출입구와 벽돌담을 허물고 회사내에 진입했다. 이날 진압작전에는 전경 30개 중대 3600명이 투입됐다.

사내에서 농성하던 근로자 500여명은 경찰이 진입하자 한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대부분 경찰 투입 직전 회사를 빠져나가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21명 가운데 노조 대의원 구재건씨(29) 등 8명을 검거했으나 최만식(35) 노조 위원장 직무대행 등은 검거하지 못했다. 경찰은 또 노조원 250여명도 연행해 조사중이다.

△가두시위= 경찰의 강제해산 이후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 150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회사 인근 야음삼거리에서 공업탑 로터리, 울산시청앞 등으로 행진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저지하는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경 수송버스 3대의 유리창이 파손되고 전경 24명이 부상했다.

한편 회사측은 지금까지 파업에 의한 생산차질로 410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복구비용 40억원을 합치면 45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액 1조2000억원으로 국내 최대의 화학섬유 제조업체인 이 회사의 노사는 지난 3월부터 생산공정 변경에 따른 유휴인력 14명에 대한 근무지 변경(전환배치)을 놓고 마찰을 빚어왔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민노총 7일부터 규탄집회▼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段炳浩)은 5일 ㈜효성 울산공장에 경찰력이 투입된 것과 관련, 성명을 통해 “정부가 재계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노동자 탄압에 앞장섰다”고 주장하며 12일로 예정된 연대파업 계획을 거듭 확인했다.

민주노총은 또 7일부터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 앞에서 매일 규탄집회를 갖고 9일 울산에서 ‘영남지역 노동자대회’를 대규모로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대우차 사태에 이어 노동 탄압에 앞장선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은 퇴진하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위원장 이남순·李南淳)도 “노사 문제의 자율해결 원칙을 깬 이번 사태는 정부와 재계에 대한 불신만 키울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노총은 또 24일 서울역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편 12일 파업 돌입 예정으로 쟁의조정을 신청한 사업장은 200여곳이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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