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영어교과서도 '콩글리시'…새 교과서 오류 발견

  • 입력 2001년 4월 6일 18시 42분


‘But now he was 76 years old.’(was가 아니라 is가 돼야 now와 시제가 맞음)

올해부터 실시되는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생활영어 위주로 바뀐 중1 영어교과서의 예문이 어휘, 문법, 논리, 문체에 있어서 잘못된 부분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북대 사범대 영어교육학부 이예식(李禮植·41·언어학)교수는 2000년 9월 18일 교육부의 검인정을 받은 중1 영어교과서 13종 가운데 4개 출판사(두산, 두산Ⅰ, 디딤돌, 교학사)가 펴낸 교과서 4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부적절한 어휘 사용과 논리적 오류 등의 사례가 권당 37∼69개나 되는 등 총 196개가 발견됐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영어교과서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으나 개정된 중1 영어교과서의 오류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한국 영어교육학회 주최로 최근 경북대에서 열린 ‘한국 영어교육학회 2001년 학술대회’(교육부 및 주한 영국문화원 후원)에서 발표했다.

▽잘못된 사례〓연구결과에 따르면 중1 영어교과서 4종에 나타난 오류 중 문법이 48개(24.5%)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어휘 32개(16.3%), 논리 26개(13.3%), 표현 24개(12.2%), 문체 23개(11.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잘못 사용된 구문의 대표적인 예로는 ‘But now he was 76 years old’ 외에도 ‘What is the capital city of England’가 지적됐다. 여기에서 capital city는 capital로 해야 한다.

또 ‘She ate many Korean foods’에서 many Korean foods는 many different kinds of Korean food로 써야 옳다는 것.

이교수는 교과서에 나타난 잘못된 구문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경북대 교양영어학부 회화교육 담당 외국인 강사(원어민) 38명을 대상으로 오류 여부를 최종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교수가 분석한 4종의 중1 영어교과서는 대구의 경우 108개 중학교 가운데 83개교에서 채택하고 있는 등 일선학교에서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교과서다. 이 교수는 “나머지 교과서 9종에 대해서도 현재 정밀 분석중인데 이들 교과서에서도 적지 않은 오류가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인과 문제점〓이교수는 특히 ‘영어도사’로 불리는 전문가들이 대거 필진으로 참여한 영어교과서에 이토록 많은 오류가 발견된 데 대해 “필진이 제작과정에서 충분한 준비와 검토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집필 과정에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원어민의 참여가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특히 “중학교 1학년은 영어에 입문하는 과정이므로 잘못된 구문을 한번 익히면 교정이 어려운 만큼 전문가들이 개정된 영어교과서 전반에 대해 정밀 검증작업을 실시,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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