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건강보험 정책토론회]"지역·건강 의보 다시 분리를"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43분


한나라당은 27일 국회 본관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당직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건강보험재정파탄 사태와 관련한 정책토론회를 갖고 각계 여론 수렴에 나섰다.

주제발표를 한 연세대 이규식(李奎植)교수는 “재정파탄 위기는 정부가 ‘이념’에만 사로 잡혀 의보 통합 등 잘못된 제도 개혁을 추진한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교수는 특히 “의보통합이 보험재정 부실화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며 “직장과 지역조합의 재정 분리를 통해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 미비로 근로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정안정화를 위한 단기대책으로 보험료 인상과 국고 지원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또 장기대책으로는 “국민의 의료욕구 충족을 위해 공공의료비 비중을 현재 46%에서 70% 수준으로 올려야 하며, 이를 위해 건강보험세 신설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보통합에 반대하다 99년 면직된 김종대(金鐘大)전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은 “지역 가입자 중 소득자료가 제대로 파악되는 대상은 전체의 7.5%에 지나지 않아 형평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이런 상태에서는 국고보조나 보험료 인상조치가 보험가입자들에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전실장은 “건강보험의 근본틀이 뒤틀려 지금 상태로는 자생의 길이 없다”며 “건강보험을 재분리한 뒤 객관적이고 투명한 보험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연명(金淵明)참여연대 사회복지위 부위원장은 “의약분업과 의보통합 자체는 바람직한 제도였지만, 정부가 이익집단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원칙에 충실하지 못해 문제가 생겼다”며 ‘행정 실패론’을 제기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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