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 교육부총리, 교사들에게 편지

  • 입력 2001년 3월 15일 11시 18분


지난 1월29일 취임한 후 대외 활동과 발언을 자제해 왔던 한완상(韓完相)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정년단축환원 실패, 성과상여금 지급 논란 등으로 뒤숭숭한 교사들의 `마음 잡기'에 나섰다.

한부총리는 15일 새학기를 맞아 일선 교사들에게 보내는 A4 용지 5장 분량의 편지를 작성, 교육전문지와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려 33만 초.중.고 교사에게 전달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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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총리는 "교육을 위한 헌신과 봉사, 노력 속에서도 고뇌하셨던 아버님 모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때로 사회나 국가가 교사들의 노고에 대한 응당한 예우를 못해주더라도 이름도 빛도 없이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수고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저는 존경의 마음으로 편지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부총리는 "그간 교육부가 해 온 일에 대해 열심히 익히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그 동안 줄기차게 추진되어 온 교육개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그 시행과정에서 학교 안팎으로부터 따가운 비판이 여러 갈래로 나타났던 것을 저는 더 잘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부총리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지 않고, 교사들은 가르치는 일에서 보람을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면서 우리 교육현장의 안타까운 측면을 거론한 뒤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도 사랑하는 제자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부총리는 ▲선생님들의 생각을 존중하는 교육발전방안 마련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데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교원정책 시행 ▲선생님들이 가급적 교육과 무관한 잡무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새로운 환경 조성 ▲우리부와 시·도교육청이 교사 위에 관료적으로 군림했던 지난 날의 풍토를 쇄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부총리는 "사랑스런 제자들에게 창의적이면서도 더불어 살아가는 풍성한 인성을 가르치자"고 권고하고 "학교 안에서 우리 제자들이 더 이상 폭력이나 따돌림에 시달리지 않도록 몸을 던져 따뜻한 학교공동체를 만들고 폭력은 교육의 공적(公敵)임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이희정·안병률/동아닷컴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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