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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1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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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의 제5차 종합시험운영에서 수하물처리시스템(BHS·Baggage Handling System)의 자동분류 장치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에러가 발생해 수하물들이 엉뚱한 항공기로 옮겨져 큰 혼란을 빚었던 것으로 1일 뒤늦게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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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항공기 출발 및 도착 시간과 편명 등을 나타내는 비행정보전광판(FIDS·Flight Information Dis―play System)과 폭발물 감지장치(CTX) 등 공항 운영에 필수적인 장비들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 사실을 알고도 시험운영 기간 내내 단 한번도 오류가 생겼다는 발표를 하지 않았고 1일까지도 시험 운영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스템 오류가 개항 때까지 복구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전문가 사이에 일고 있다.
종합시험운영 후 내부적으로 작성한 ‘평가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험운영 직전 BHS 점검에서 이상이 나타나 ‘주 전산장치(SAC)’를 다시 작동했으나 ‘시스템 복구 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공사는 BHS를 ‘비상 시스템(Fall Back)’상태로 바꾸고 가동시켰으나 이번에는 수하물 자동 분류 장치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컨베이어 벨트 라인 중간에서 짐들이 뒤섞이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
실제 개항 후 BHS의 자동분류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도쿄행 항공기에 실을 짐이 뉴욕이나 런던행 항공기로 잘못 들어가는 등 ‘배달사고’가 발생해 승객들이 짐을 제때 찾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게 된다.
또 출입국장과 체크인 카운터 곳곳에 설치된 FIDS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FIDS는 겉보기에는 정상적으로 작동됐지만 미리 입력한 정보만 나오고 실제 항공기 이착륙 정보는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수하물에 들어있는 폭발물을 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가려내는 CTX도 에러가 끊이지 않아 ‘대 테러 위협 및 안보’ 차원에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프로그램 분석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시스템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