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국어 전도사 메리엄 매튜 서울 유학

  • 입력 2001년 1월 8일 18시 28분


“한국문학의 은근한 해학 풍자 여유 등은 서양인들이 ‘오시(Aussie)’라고 깔보는 호주의 전통 정서와 비슷합니다.”

호주정부의 ‘LOTE(Language Other Than English·영어 이외의 외국어)’ 장학 프로그램으로 한국에서 특별 언어 교육을 받게 된 메리엄 홀 매튜(26·여)는 “한국과 호주의 교류에 밑거름이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튜씨는 9일부터 3주 동안 배재대 한국어교육원에서 고급 문법과 회화 과정을 이수할 예정.

매튜씨는 92년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첫 한국 연수생이다. 멜버른의 질롱고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하는 매튜씨의 한국어에 대한 열정을 호주 정부가 인정한 셈.

그녀는 “호주에 ‘아시아’ 바람이 불어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매튜씨가 있는 빅토리아주는 중고생들에게 제2외국어가 필수다. 현재 일본어나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의 비율은 50% 가량이며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10% 가량. 호주 학생들에게 ‘한글이 배우기 쉽다’는 생각이 퍼지고 있으며 한국과 호주의 통상교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질롱고 학생들에게 한국어의 인기는 특별히 높다. 그녀가 고안한 ‘비법’이 효과를 발휘했다. 그녀는 멜버른의 한국 식당 주방장의 협조를 얻어 수시로 불고기, 김밥 만들기 실습시간을 갖고 추석과 설이 낀 달은 ‘제기차기 대회’도 열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이 읽기 쓰기는 곧잘 하는데 회화가 달려서 걱정”이라며 “회화 교육을 위해 한국인 강사가 많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호주 그리피스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했고 97년 고려대에서 1년간 어학 연수를 했다. 2000자 가량의 한자를 읽고 쓸 수 있는 그녀는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살아 있는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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