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도의 학창시절 놓칠수 없어요"…중고생 졸업앨범 제작

  • 입력 2000년 12월 25일 19시 38분


백령, 연평도 등과 함께 ‘서해 5도’로 불리는 대청도 대청중고교 학생들이 학창시절의 추억을 담은 졸업앨범을 스스로 만들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202㎞ 떨어진 대청도의 중고교생은 모두 95명. 내년 2월 졸업 예정인 3학년생은 중학교 16명, 고등학교 14명 등 모두 30명.

재학생 수가 꽤 많았던 80년대 초반까지 외부 업체가 졸업앨범을 만들었으나 뭍으로 떠나는 주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섬 주민들의 형편도 어려워 86년부터 졸업앨범을 만들지 않았다.

학생들은 언제든지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어 지난해 자치 활동의 하나로 앨범제작반을 만들어 졸업앨범을 ‘부활’시켰다.

앨범제작반 학생들은 디지털 카메라로 학교 축제인 ‘동백제’ 등 1년 동안 교내에서 벌어진 각종 행사를 촬영했으며 졸업생 사진도 빛이 잘 드는 복도에서 직접 찍었다.

이들의 졸업앨범은 두께가 20여쪽에 불과하고 요즘 보기 드문 흑백 사진으로 채워졌다. 육지 학교의 앨범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학생들이 이 앨범에 갖는 자부심과 애착은 더할 나위 없이 크다. 앨범제작을 지도한 장석현교사(46·국어)는 “6월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갔을 당시 디지털 카메라가 고장나 이번 앨범에 수학여행 부분이 빠져 아쉽다”며 “컴퓨터 프린터로 찍어내 별도의 제작비용이 들지 않은 졸업앨범이지만 학생들에겐 소중한 추억거리”라고 말했다.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