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성 서울경찰청장 '출신고교 미스터리'

  • 입력 2000년 12월 8일 18시 27분


‘목포고냐, 목포해양고냐.’

5일 인사에서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발탁됨으로써 경찰 사상 최초로 호남출신이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을 동시 석권한 것으로 화제가 됐던 박금성(朴金成)서울청장이 출신고교 때문에 구설에 오르고 있다.

박청장의 출신고 문제는 7일자 한 조간신문이 시사만화를 통해 목포고 8회 졸업생인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과 신임 박청장이 ‘목포고 동문회장’에서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묘사한 데서 불거졌다.

그동안 목포고 졸업생으로 알려졌던 박청장이 이에 대해 8일 서울경찰청 기자실을 찾아 “나는 목포고 출신이 아니라 목포해양고 출신”이라고 해명했다. 박청장은 “98년 한 주간지에서 나를 목포고 출신이라고 보도해 내 인사기록이 잘못된 것을 알았다. 그 뒤 인사과에 항의해 기록을 바로잡았다”고 주장했다.

경찰 인사기록카드에는 박청장의 출신고교가 현재 목포해양고로 돼있음이 확인됐다. 그러나 올해 새로 도입한 경찰 전산인사기록에는 아직도 그가 목포고를 졸업한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현재 공식 기록상 박청장은 목포고와 목포해양고를 동시에 졸업한 것으로 돼 있는 셈이다.

또 바로잡았다는 인사기록카드도 문제. 경찰 규정상 인사기록가드를 정정할 때는 고칠 글자를 두줄로 긋고, 도장을 찍은 뒤 고친 사람의 이름과 사유를 남기게 돼 있다. 그런데 현재 인사기록카드에는 ‘목포 고등학교’라고 적은 부분 중 ‘고등’자를 칼로 긁어내고 그 위에 ‘해양고등’자를 타이핑해 놓았다. 사유나 고친 사람의 신원은 적혀있지 않으며 도장도 없다.

게다가 목포해양고는 한최고위원과 ‘양갑(兩甲) 갈등’을 빚고 있는 민주당 권노갑(權魯甲)최고위원 측으로 알려진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의 출신고교이기도 하다. 목포고 출신으로 알려졌던 박청장이 이번 인사 이후 굳이 자신이 목포해양고 출신임을 들고 나온 배경에 대해 눈길이 쏠리는 부분이다.

▼조선대 중퇴 허위기재 의혹도▼

의혹은 또 있다. 박청장의 인사기록카드에는 박청장이 67∼69년 조선대(3년 중퇴)를 다닌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확인결과 조선대에는 그 기간에 박금성이라는 입학생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학력 허위기재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남 영암출신인 박청장은 현정권 출범 직후인 98년 3월 ‘경찰의 별’인 경무관에 올랐고 꼭 20개월 만인 99년 11월에 치안감으로, 그리고 1년 만인 이번 인사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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