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여사 '평화선교상' 첫수상 무산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8시 34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사진)여사에게 ‘제1회 평화선교상’을 수여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평화선교상 제정 안건은 교계 등의 반발로 20일 열린 KNCC총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해프닝으로 끝나고 만 이번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것은 KNCC 김동완 총무.

김총무는 총회를 앞두고 1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총회에 평화선교상 제정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면서 “첫 수상자로 이여사를 내정했으며 이여사 측으로부터 수상승낙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금은 1000만원이며 시상식은 30일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연다”고까지 밝혔다. 상금 마련에 대해서는 “독지가 한 분이 1000만원을 내놓았고 모두 1억원을 모을 계획”이라고 덧붙였으며 “이여사를 첫 수상자로 선택한 데는 솔직히 기금마련의 목적도 없지 않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같은 ‘KNCC의 정치적 발상’에 교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평화선교상의 첫 수상자는 북한식량지원에 기여한 남북나눔운동이 돼야 한다” “14회를 맞은 KNCC 인권상의 상금이 100만원인데 평화선교상의 상금이 1000만원이라니 말이 되느냐” “김총무 주도의 KNCC 집행부가 해바라기 성향을 보인다”는 비난이 터져 나왔다. KNCC 회장단은 결국 평화선교상 제정 안건을 총회에 상정하지 않았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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