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불합격장비로 진료등 미심쩍은 병원검사

  • 입력 2000년 11월 8일 18시 58분


안전성 검사에 불합격하거나 검사를 피해 편법 수입된 의료장비로 환자들을 진료해온 의사와 수입업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8일 산업기술시험원의 안전성 검사에서 불합격한 수입 의료기기를 환자진료에 사용하고 검사를 피하기 위해 박람회 전시용이라며 의료기기를 불법 수입한 혐의(약사법위반)로 서울 H병원 원장 신모씨(55) 등 병원장 4명과 의료기기 수입업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97년 9월 수입업자 조모씨(47)를 통해 들여온 7000만원 상당의 방사선골밀도측정기가 99년 7월 산업기술시험원의 안전성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음에도 이 기기를 이용해 36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한 혐의다.

경남 거제시 K병원장 이모씨(58)는 박람회 전시용으로 수입했다가 다시 수출하는 의료기기의 경우 안전성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악용해 98년 3월 6000만원 상당의 생화학분석기를 편법 수입해 지금까지 7만4000여명의 간기능을 검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전성 검사를 받지 않은 의료기기를 사용할 경우 방사능 누출 등 환자에게 치명적인 피해가 올 수 있다”며 “불법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전국 병원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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