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간부-이경자씨 연루여부 확인… 鄭씨 국감증언따라

  • 입력 2000년 11월 7일 19시 44분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 부장검사)는 7일 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鄭炫埈·32)사장이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56) 부회장이 검찰 고위층과 가깝게 지냈다”고 진술해 검찰 고위간부가 이 사건에 연루돼 있는지를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금감원 전현직 고위 간부가 이부회장이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을 통해 전달한 뇌물 10억원 중 일부를 받았는지도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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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동방금고 직원 15명이 투자한 사설펀드(동방펀드)를 운영하다 주가가 폭락하자 동방금고의 자금으로 손실을 충당해준 혐의로 동방금고 영업과장 이성남씨(48)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고위간부 수사〓이기배(李棋培) 서울지검 3차장은 “정사장이 ‘이부회장에게서 가깝게 지내는 검찰 고위간부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며 “정사장은 이들 가운데 일부의 실명도 거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부회장은 “정사장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정사장은 또 이부회장과 검찰 고위간부의 관계는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라 이부회장으로부터 전해들은 것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금감원 로비 수사〓검찰은 6일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이부회장이 “이용근 전 금감위원장을 KDL 회장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정사장의 증언과 관련, 금감원 고위 간부들이 이부회장의 로비에 연루됐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일부 금감원 관계자가 불법대출에 관여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7일까지 부원장급 이상 고위간부나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금감원 직원들을 소환 조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기배 차장은 “뇌물 전달과 관련해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금감원 직원들을 조사중”이라며 “혐의를 받고 있는 금감원 고위간부를 아직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동방펀드 수사〓동방금고 이성남과장은 동방펀드를 운영하며 7월 정사장에게서 평창정보통신주식 20만4000여주를 매입한 뒤 9월 주가가 폭락하자 동방금고 자금 22억5000여만원을 빼내 주식을 매입 당시 가격으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펀드 가입자들의 손실을 보전해준 혐의다.

한편 검찰은 올해 2∼9월 동방금고 이부회장, 유조웅 사장 등과 짜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19차례에 걸쳐 동방금고에서 490억5000만원을 이부회장에게 불법대출한 혐의로 전 동방금고 영업2부장 이기호씨(46)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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