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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3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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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3일에도 “이씨는 이 사건의 모든 의혹과 관련된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으나 아직까지 어느 의혹에 대해서도 이씨의 역할에 대해 이렇다할 수사 내용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이 이씨에 대해 밝혀낸 것은 이씨가 동방금고에서 500여억원을 대출받아 불법대출을 주도했다는 사실 뿐. 검찰이 이같은 혐의로 이씨를 구속한 지난달 27일까지 이씨는 사건 해결의 핵심 고리로 비쳐졌으나 이후 검찰이 이씨보다는 정씨의 비리 사실을 집중적으로 드러내면서 무게중심은 정씨 쪽으로 옮겨진 상황이다.
현재 이씨가 받고 있는 의혹은 정씨가 주장한 △금감원 상대 10억원 로비 △금감원에 평창정보통신 주식 3만주 전달 △정관계 사설펀드 가입자 모집 등 크게 세 가지.
검찰은 이에 대해 “이씨가 입을 열지 않다가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이씨는 10억원 로비설의 책임을 도피중인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씨의 지시로 주식 3만주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대신금고 이수원사장(구속)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
검찰의 이같은 변명에도 불구하고 이씨가 구속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검찰 주변에서는 이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검찰은 이씨의 핵심 측근인 S팩토링의 오모 이사에 대해 한차례 소환을 통보했다가 응하지 않자 소환을 포기했다. 오 이사는 현재 해외로 출국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의 범행에 관한 진술을 들으려 했으나 현재로서는 다시 소환할 계획이 없다. 오 이사에 대해서는 특별한 범법사실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펀드 가입자 모집 및 정관계 로비의혹과 관련해 이씨가 한 역할도 “확인중”이라는 원칙적인 답변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서울지검 이기배(李棋培)3차장은 “수사를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진술의 내용을 그때그때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이씨가 알려진 대로 대단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