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에는]성희직/폐광카지노 수입 지역위해 써야

  • 입력 2000년 10월 26일 18시 58분


한국의 라스베이거스를 꿈꾸는 곳. 우리나라의 대표적 탄광촌인 강원 사북 고한 지역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우여곡절 끝에 정선 백운산 꼭대기에 ‘스몰 카지노’라는 이름의 폐광 카지노가 28일 개장한다. 한때는 ‘개도 1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고 할 정도로 경기가 좋았던 탄광마을. 석탄산업 사양화로 인한 아픔과 어려움을 딛고 이 곳 사람들은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스몰 카지노는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2002년말 본격적인 카지노 개장에 앞서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급속히 추진한 탓에 부족하고 우려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스몰 카지노는 스키장 골프장 테마파크 등 부대시설을 갖추지 못한 채 개장해 자칫 단순한 도박장으로만 비쳐질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카지노로 인한 사회문제와 부작용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여러 형태의 도박 중에서도 가장 중독성이 강한 것이 카지노라고 한다. 카지노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잦은 카지노 출입으로 인한 재산 탕진, 가정 파탄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반드시 이를 규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자녀교육 문제를 걱정하는 주민도 상당히 많은 실정이다. 또한 카지노의 영업적 성공이 폐광지역 발전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관광진흥법에 의해 ‘카지노 매출액의 10%’, 그리고 ‘카지노 입장료 수입 전액’을 정부가 가져가도록 돼 있다. 지역을 살리기 위해 ‘특별법’까지 만든 카지노 사업인만큼 이 돈은 당연히 폐광지역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그동안 폐광지역에는 수많은 대체산업이 추진됐지만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많은 고민과 논란 끝에 주민들은 고원관광도시를 꿈꾸며 카지노를 선택했다. 이제 폐광 카지노는 폐광지역 경제회생의 유일한 희망이자 대안이다. 카지노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주민들 스스로의 노력과 자세다. 지역을 살리기 위해 만든 카지노가 지역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희직(강원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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