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전면 파업, 미주·유럽 결항

  • 입력 2000년 10월 22일 09시 16분


대한항공(KAL) 조종사들이 22일 오전 6시 파업을 선언하고, 항공기 운항을 전면중단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대한항공은 총파업 돌입시한인 22일 새벽까지 막바지 협상을 벌였으나 비행수당 인상과 비행시간 단축 등 쟁점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고, 사실상 공항이 마비되는 국내 초유의 사태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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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외에서 출발한 대한항공기는 예정대로 들어오고 있으나, 국내발 유럽·미주편은 모두 결항됐으며, 국제선은 일본·중국 등 가까운 거리의 노선만 제한적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국내선의 경우에 신혼여행객의 수송을 위해 제주행 항공기만이 평소의 절반가량 운행된다.

우려하던 파업사태가 벌어지자, 아시아나 항공은 부산방면의 특별기 운항을 검토하고 있으나, 김포공항의 모든 대한항공기(111대)가 몰릴 경우, 다른 항공사의 항공기 역시 김포공항에 이착륙할 수 없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측은 시간당 수당 1만6천원인상(월 120만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회사측은 시간당 1만원인상(월 76만원)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2일 오전 10시 제주행 항공기의 이륙을 시작으로 국내선은 제주행 11편만이 운행되며, 국제선의 경우 홍콩 3편, 동경 1편, 삿보로 1편 등 총 6편의 노선만이 운행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중앙청사 회의실에서 긴급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조종사 노조의 파업중 법적으로 허용된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보호하되 노조원들이 각종 불법행위를 벌일 경우 엄중 대처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국민생활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예약승객을 다른 항공사로 연계해 수송하는 등 대책마련에 힘쓰기로 했다.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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