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이 梨大 대표가수…대학가요제 출전

  • 입력 2000년 10월 20일 23시 14분


대학가요제 사상 처음으로 남학생이 여자대학 대표로 출전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21일 열리는 ‘2000 MBC 대학가요제’에 이화여대 대표로 나서는 허병욱씨(22·국제교육부 3년). 고1때 미국으로 건너간 허씨는 미국 브라운대 재학중 올 7월 이화여대에 교환학생으로 온 남학생이다.그런 허씨가 이대 대표로 출전하는 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방송사측은 “교환학생에게는 재학증명서가 발급되지 않으므로 자격이 없다”며 수차례 그의 신청을 반려했다. 하지만 허씨는 재학증명서 대신 학교측의 보증서까지 들고 나타나는 열성을 보이며 ‘나는 이대생’이라고 주장했다.

이대측도 “공식 절차를 거쳐 교환학생이 됐으며 수업 듣고 학점까지 따므로 정식 이대생”이라며 허씨에 대한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방송사측은 고심 끝에 그의 노래실력이 상당 수준인데다 이대출신 남학생이라는 화제성 때문에 그에게 출전자격을 부여했다.

마침 이번 가요제의 개최지가 이대여서 그는 홈그라운드의 이점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푸념’이라는 자작곡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13개 본선진출팀에 합류한 허씨는 “3월 아카펠라 공연으로 이대를 방문했던 인연으로 교환학생으로 오게됐다”며 “여대 대표라 주변에서 호기심을 많이 보이지만 똑같은 대학생일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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