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신입생 모집 비상…내달 수업복귀 안하면 집단유급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9시 16분


의약분업 파동으로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면서 집단 유급 당할 가능성이 높아 2001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전국 41개 대학 의대생 1만9000여명은 의약분업안 반대 및 약사법 재개정 등을 주장하며 2학기 개강 직후인 8월말부터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집단으로 자퇴서를 작성해서 학교측에 제출한 상태이다.

의대생들이 보충수업을 통해 수업일수를 채우고 유급을 면하려면 학교별로 다음달 18일을 전후해서는 수업에 복귀해야 한다. 그러나 의―정(醫―政)대화가 장기화하면서 분업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의대생들은 수업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의대생들이 집단유급을 당하면 교수와 시설 등 의대교육 여건상 4000여명의 신입생을 뽑지 못해 분업 파동의 여파가 의대지망 수험생에게도 미치게 된다.

고3 아들을 둔 유선희(兪善喜·48·여)씨는 “아들이 의대를 지망할 예정이었는데 신입생 모집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 지망학과를 바꿔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의대 본과 4학년의 경우 의사 국가시험(내년 1월 9∼10일) 원서접수가 20일에 끝나는데 대상자 3120명중 지금까지 원서를 제출한 학생은 100여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전국 수련병원의 인턴수급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의-정 최종합의 난항▼

한편 정부와 의료계는 약사법 재개정과 지역의료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문제 등에 상당부분 의견을 접근시켰지만 최종 합의안을 만드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가 약사법 재개정은 의―약―정(醫―藥―政)협의회에서 합의안을 만들고 지역의보 국고지원 문제 등은 의료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주장한 반면 의료계는 의정 대화에서 약사법 재개정 원칙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전공의들은 19일 정부가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며 의정대화 중단 및 강경투쟁을 선언했지만 정부 대표단의 설득으로 일단 대화에 복귀했다. 전공의들은 대화 진행과정을 지켜본 뒤 다음주중 병원대표자 회의에서 투쟁방향을 묻는 투표실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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