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취업자 주 64시간 근로…51% "체불경험"

  • 입력 2000년 10월 6일 16시 02분


외국인 불법취업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주당 64.1시간으로 법정근로시간보다 20.1시간 많고 절반 이상이 임금체불을 경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노동연구원(원장 이현덕)은 6일 외국인 불법취업자 1008명을 대상으로 한 면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의 입국비자 형태는 관광이 37.7%로 가장 많았고 산업연수생 35.7%, 단기상용비자 16.0% 순이었다.

월평균 임금은 79만원으로 산업연수생의 평균 보수 64만8000원보다 높았다. 그러나 응답자의 50.7%는 임금체불을 경험했다고 밝혔고 이중 78.5%는 체불이 해결되지 못했다고 답해 불법취업으로 인한 권익침해가 심각함을 보여줬다. 또 응답자의 29.5%는 산업재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고 이중 58.4%는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했다고 답했다.

한편 이들이 입국을 위해 각국 송출기관에 지급한 비용은 평균 346만원(3147달러)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지정한 경비(340∼1300달러)를 크게 초과했다. 따라서 이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산업연수생보다 임금수준이 높은 불법취업으로 몰려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산업연수생의 28%는 연수기간 만료 전에 업체를 이탈하고 불법취업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송출기관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노동착취와 임금체불을 방지하기 위한 외국인근로자 관리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인근로자는 2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중 64%는 불법체류자로 파악되고 있다.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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