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9월 29일 16시 2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경찰은 또 심사위원 자리를 노리고 허씨에게 돈을 줘 심사위원을 선정하는 운영위원이나 그 윗선인 분과위원장들에 대한 로비를 부탁한 화가 이모씨(52) 등 3명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지난해 10월14일 화가 이씨 등으로부터 "11월초에 시작되는 99 가을 미술대전에서 심사위원이 되도록 힘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5500만원을 받고 같은 달 26일 이 위원장을 찾아가 "내가 잘아는 D대 A교수를 운영위원으로 선정해달라"며 1000만원을 건넨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허씨는 운영위원이 심사위원을 선정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위원장에게 A교수를 운영위원으로 선정해줄 것을 부탁, A교수에게 다시 화가 이씨의 심사위원 자리를 부탁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이위원장은 A교수를 운영위원으로 선정했으나 A교수는 화가 이씨가 97년에도 심사위원이었던 사실을 알고 '최근 3년간 심사위원이었던 사람은 심사위원 선정에서 제외된다'는 규정에 따라 99년 당시 이씨를 제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위원장은 경찰에서 "허씨와는 과거 25년간 화가와 화상(畵商)사이로 알고 지냈다"며 "받은 1000만원도 며칠 후 돌려주었고 A교수도 출신학교나 지역 등의 균형, 그리고 실력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화가 이씨가 97년 당시 심사위원이 된 경위와 미술계에서 허씨의 활동, 과거 미술대전에서 뇌물로 인한 입상작품이 있었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중이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