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영씨 단독인터뷰 표정]"승리가 눈앞에 왔다"

  • 입력 2000년 9월 20일 18시 56분


19일 밤 본지와의 인터뷰를 위해 서울시내 모처를 찾은 이운영씨는 1년5개월여의 도피 생활에 지친 듯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박지원문화관광부 장관의 사퇴를 예견이라도 한 듯 “승리가 코앞에 다가온 것 같다”고 말하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씨는 인터뷰 중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대목에서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둘째 아들(26)이 직장을 그만 두는 등 가족이 겪은 피해 사실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어깨를 들썩이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날 이씨와의 인터뷰는 장장 9시간 동안 진행됐다. 인터뷰는 기자와 이씨가 ‘더 물을 의문도, 더 털어놓을 얘기도 없다’는 사실을 서로 확인한 뒤 끝을 맺었다.

오랜 기간의 도피 생활로 인한 습관인지 이씨는 인터뷰 도중 창문 블라인드를 내릴 것을 요청하는가 하면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그는 밖에서 인기척이 나자 손가락으로 입을 다물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혹시 경찰이 오지 않았을까’ 의심하기도 했다.

한편 이씨는 20일 오전 전화 통화에서 박장관의 사퇴와 관련해 “참으로 안쓰러운 일”이라며 “비록 안됐지만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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