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언론 이산상봉 관련보도 침묵

  • 입력 2000년 8월 14일 20시 11분


8·15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맞아 북한에도 이산가족 상봉의 바람이 불고 있을까.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산상봉 보도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분위기는 남측과 달리 차분한 편이다. 그렇다고 관심과 기대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김위원장은 12일 방북 남한 언론사 대표단과의 오찬에서 “저마다 다들 (남쪽에) 간다고 야단”이라며 “이곳(북)에도 숨어있는 사람(이산가족)이 많았는데 위원장이 남쪽에 간다고 하니 이젠 너도나도 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 언론에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는 이산가족 상봉 바람이 불고 있음을 시사한 것.

그러나 상봉 하루전인 14일까지도 북한 언론은 이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남북이 이산가족 교환대상 후보자 200명 명단을 교환한 지난달 16일과 최종 대상자 100명 명단을 교환한 8일에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북한은 6월30일 남북적십자회담 합의소식을 전하면서 “흩어진 가족과 친척방문단의 서울 평양 동시교환방문이 합의돼 15일부터 18일까지 남북이 각기 151명씩 교환한다”고 보도했을 뿐이다. 이는 결국 북한 주민 대다수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구체적인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북한 이탈주민 이민복(李敏馥·전 농업과학연구원)씨는 “85년 이산가족 교환방문이 단 한차례 진행된 뒤 후속사업이 중단되면서 북한 주민의 이산상봉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지 못했다”며 “북에도 이산가족 바람이 불려면 북한 언론이 이번 상봉을 제대로 보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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