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신 부당내부거래 수사…이익치회장 개입 조사

  • 입력 2000년 7월 31일 23시 31분


금융당국이 현대그룹의 불법 외환거래 의혹에 대해 조사방침을 밝힌 가운데 검찰이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투신증권과 현대투신운용간의 부당 내부거래 혐의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의 관련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어서 수사방향과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지검 특수3부(김우경·金佑卿 부장검사)는 31일 현대투신운용이 고객이 맡긴 신탁재산을 동원해 현대투신증권의 부실 상품채권 등을 비싼 값에 매수해주는 방법으로 고객에게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로 금융감독원이 현대투신증권 이창식(李昌植)대표와 현대투신운용 강창희(姜敞熙) 전 대표를 수사의뢰한 사건에 대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를 의뢰한 금감위 관계자들에 대한 기초조사를 마쳤으며 곧 현대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대 실무자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이사장 등을 직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며 이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 소환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수사의뢰한 내용에 따르면 현대투신운용은 98년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고객이 맡긴 신탁재산을 동원해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투신증권의 상품채권 및 인수채권을 시장가격보다 비싸게 매수하거나 신탁재산 채권을 현대투신증권에 헐값에 매도한 뒤 다시 고가에 사들이는 수법으로 5조1768억원의 채권거래를 통해 현대투신증권측에 2033억원의 부당이익을 제공하고 고객에게 그만큼의 손해를 끼친 혐의다.현대투신운용은 또 지난해 3월 현대투신증권이 보유한 1520억원 상당의 부도채권 및 기업어음(CP)을 신탁재산을 이용해 장부가격으로 매입해준 혐의도 받고 있다. 현대측은 이에 대해 “이 같은 거래는 현대투신증권이 국민투자신탁을 인수할 때 떠안은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으며 이후 고객이 본 피해는 대부분 원상회복시켰다”고 밝혔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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