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피해]용인인근 경부고속도-경부선 "올해도 또…"

  • 입력 2000년 7월 23일 19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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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남부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경부고속도로와 국도, 경부선 철도 등이 유실되거나 침수되면서 이 일대의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 이 중 일부 지역은 수해 때마다 피해가 되풀이된 곳이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피해상황〓22일 오후 5시경 경부고속도로 서울기점 30㎞ 지점(경기 용인시 신갈)이 인근에서 유입된 빗물로 침수돼 이 일대가 3시간여 동안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오후 10시반경에는 서울기점 48.5㎞ 지점(경기 오산시 월동)이 산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 10여t 때문에 서울방향 4차로의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경부선 철도도 10여 곳이 침수피해로 몸살을 앓았다. 23일 0시경에는 경부선 평택역∼서정역 구간 철로의 노반(路盤)이 유실돼 양방향 열차가 단선으로 교차 운행했다. 수원 용인지역의 경우 도로침수 피해가 커 수도권 남부지역 전체가 큰 교통혼잡을 빚었다. 22일 오후에는 교통량이 많은 용인시 신갈 오거리와 수원 톨게이트 주변 도로가 집중호우로 침수됐으며 주변 지하차도는 아예 물에 잠겨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원인과 대책〓이번 도로망 침수는 그동안 경기 북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 피해가 적어 배수시설 등이 제대로 정비되지 못했기 때문. 배수펌프는 정상 가동됐지만 용량부족으로 정상적인 배수는 아예 불가능했다. 경기도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도로 침수피해가 컸던 수원의 주요 하수처리시설의 용량은 시간당 60㎜ 정도로 이번 같은 폭우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상습적인 침수와 토사 유실을 막기 위해서는 주요 도로 인근의 하수처리 용량을 늘리는 등 배수시설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며 “상습적으로 노반이 유실되는 철로도 방재시설을 제대로 갖춰 비슷한 유형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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