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1부 엄대현(嚴大鉉·34)검사가 14일 생활고로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져 검찰 내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의(辭意)를 거듭 만류하던 동료들도 “올라가는 전세금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다”는 엄검사의 솔직한 말에 눈시울을 붉히며 떠나보내기로 했다는 것.
한양대를 졸업하고 사시 31회에 합격한 그는 대전, 대구지검을 거쳐 지난해 서울지검 특수1부에 배치받았다.
그는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처리했고 최근엔 주가조작 수사를 전담하는 검찰 내에서 몇 안되는 ‘경제통’으로 조직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그러나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돈이 연관된 뇌물사건, 주가조작 사건 등에 파묻혀 살았으나 그 자신은 전셋집을 전전해야 하는 처지였다.
두 아이가 초등학생으로 성장해 내 집을 마련하려 했으나 방법이 없어 결국 변호사 개업을 하기로 했다.
서울지검 특수부의 한 검사는 “7, 8명의 부하직원과 한두 달씩 큰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식사비 조로 개인 돈을 쓰는 일이 다반사이다”며 “엄검사의 처지가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