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장 "롯데호텔 진압 술 먹을 상황 아니다"

  • 입력 2000년 7월 6일 23시 49분


윤웅섭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9일 장기 파업중이던 롯데호텔 노조원들을 전격 연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호텔 객실에 있던 양주를 마셨다는 논란과 관련,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체조사를 한 결과 당시 급박한 상황이어서 진압경찰이 술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윤청장은 또 “호텔에 설치된 폐쇄회로TV테이프중 술병이 사라진 30층에서 34층까지의 녹화 테이프 6개에 대해 정밀 분석중”이라며 “현재까지의 분석결과 30층 폐쇄회로TV테이프에 경찰관 3명이 촬영됐으며 이들은 당시 용변 등을 위해 투숙객들의 양해를 얻어 객실에 들어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윤청장의 이같은 언급은 당시 호텔 30층의 폐쇄회로TV에는 녹화테이프가 없었다는 그동안의 호텔측과 경찰의 주장을 번복한 것이다.

윤청장은 또 ‘전경 LOST’라고 씌어진 객실 계산서 명세표에 대해서는 “호텔측이 보관하고 있는 원본에는 이 명세표가 한 장인 데 반해 노조측이 공개한 것은 8장이었다”며 “7장의 명세표에 ‘전경 LOST’의 글이 추가로 기재된 데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조사 등을 통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청장은 “흥분한 기동대원 2, 3명이 노조원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경찰봉 등으로 한두차례씩 구타한 사실은 확인됐다”고 인정하면서 “의사 폐업과는 달리 롯데호텔 노조원들의 경우 집단적 폭력을 수반해 대응방식에 차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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