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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23일 1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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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초는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을 만큼 흔한 한약재. 조선 세종 때 중국에서 도입된 뒤 약재로 꾸준히 사용돼 왔지만 정작 국내에서 꽃을 피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업진흥청 특용작물팀은 23일 “수원 시험포에 3년전 심은 감초가 지난달말 처음 꽃을 피우기 시작해 현재까지 개화율이 20%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정도 개화율이면 종자채집이 가능해 이른바 ‘한국형 감초’ 생산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
감초는 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한약재로 쓰이는 연간 5000여t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입약재인 셈. 수입액은 연간 1000만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최근 수입감초의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 농진청 성낙술(成洛戌)연구관은 “한약재로 쓰이는 감초는 유럽감초와 만저우(滿洲)감초 두 종류가 있는데 이중 품질이 좋은 만저우감초는 가격이 유럽감초에 비해 3배 가량 비싸기 때문에 수입상들이 만저우감초와 유럽감초를 혼합해 공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앞으로 감초의 개화율을 높이고 품질과학화도 추진할 방침. 현재는 직경 1.9㎝이상의 감초를 ‘1호감초’로 평가하는 등 ‘양적 평가’만 하고 있지만 약효 성분에 대한 ‘질적 평가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농가에 보급할 수 있는 감초종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연구목적이다. 농진청은 만저우감초의 경우 1㎏당 5000원선까지 고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