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 장원교수 영장…미성년 여대생 성추행혐의

  • 입력 2000년 5월 28일 19시 50분


4·13총선 때 낙천 낙선운동을 주도했던 총선시민연대의 대변인을 지낸 장원(張元·43·대전 모대학교수)씨가 시민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미성년 여대생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체포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장씨를 붙잡은 부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장씨는 27일 오전 1시경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인근 A호텔 객실에서 오모양(18·K대 사회학과1년)의 몸을 더듬는 등 1시간 가량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오양의 112신고로 호텔 정문 앞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28일 검찰의 지시로 영장을 재신청하기 전 오양과 오양의 부모, 장씨와 그의 변호인 등을 대질조사했다. 장씨의 구속 여부는 29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경찰조사 결과 장씨는 녹색운동연합 사무총장으로 일하던 2월말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오양과 처음 알게 돼 시민운동 업무 등의 관계로 지금까지 몇 차례 만났으며 18일과 25일 각각 전화와 E메일로 오양에게 “부산에 강연차 가는데 부산역에서 만나자”고 연락, ‘장정원’이라는 이름으로 호텔 객실까지 잡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26일 오후 부산대에서 교사들을 상대로 ‘유아교육을 환경적 차원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특강을 한 뒤 참석 교사와 부산대 교수, 시민운동 관계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만취한 상태로 오양이 혼자 묵고 있던 호텔 객실에 들어갔다는 것.

장씨는 “술에 취한 나머지 아내로 착각해 실수를 했으며 오양이 저항을 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양은 “술 냄새는 났으나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행동이었다”면서 “성추행에 저항한 뒤 1시간 정도 지나 장교수가 잠든 사이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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