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경총 첫 공식대화… "일단 입장 확인"

  • 입력 2000년 5월 8일 22시 55분


한국경영자총협회 임원진과 민주노총 지도부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민주노총의 단병호(段炳浩)위원장 등 지도부는 8일 오전 ‘재계의 노동문제 창구’인 경총을 방문해 김창성(金昌星)경총회장 등과 노사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민주노총측은 이 자리에서 △법정근로시간의 단축을 통한 주 5일 근무제 실현 △임금 인상 등 노사 현안에 대한 노동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민주노총은 특히 한국의 노동시간은 주 50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다며 근로시간 단축에 경총이 협조해줄 것을 촉구했다.

경총은 경제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시기상조라면서도 향후 논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총은 또 민주노총의 요구처럼 임금을 평균 15.2% 인상하면 경제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경총은 이달말로 잡혀있는 노동계의 총파업 계획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민주노총이 준법질서와 협력적 노사관계를 확립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줄 것을 부탁했다.

민주노총은 노사현안을 풀기 위한 공청회 등에 경총이 참여할 것을 제안하는 한편 경총 김회장이 민주노총을 방문해주도록 요청했다.

경총이 민주노총 지도부와 공식접촉한 것은 95년 11월 민주노총 설립 이후 처음. 그동안 경총은 민주노총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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