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舊券화폐 거액사기 장영자씨 공모의혹 수사

  • 입력 2000년 5월 2일 19시 50분


‘구권화폐 사기극’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임안식·林安植부장검사)는 2일 장영자씨(55)가 S은행을 상대로 한 사기극에서 이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윤원희씨(41·여·구속)와 공모한 의혹을 포착,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출국금지 및 체포영장이 발부된 장씨의 소재가 미궁에 빠짐에 따라 남편 이철희씨(77) 등 가족에 대해 추가로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검찰은 윤씨가 3월 초 식사를 함께 하면서 S은행에 거액의 예금 계좌를 보유한 이모씨(85·여)와 이 은행 지점장 서모씨(45)에게 장씨를 소개하고 수차례에 걸쳐 은행측으로부터 이씨의 돈 35억원을 받아 가로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가 ‘장씨를 믿고 돈을 내주었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당초 피해자로 알려진 장씨가 은행을 상대로 한 사기극의 초기단계에서 윤씨와 짜고 범행한 의혹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장씨가 지난해 말부터 사채업자 하남길씨(38·구속)와 은행 등을 상대로 잇따라 사기행각을 벌였지만 은행측에서 장씨에게 내준 수표를 전액 돌려받거나 지급정지시켰기 때문에 실제 피해액은 하씨가 사취당한 21억원 가량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날 장씨에게 각각 20억원과 24억원을 사기당한 것으로 알려진 Y은행 모지점 이모과장과 S은행 모지점 이모지점장 등 2명을 장씨에게 편법으로 자금을 대출해 준 혐의(업무상 배임)로 구속기소하는 한편 장씨의 집에서 압수한 엄청난 규모의 국내외 채권의 진위 여부와 입수 경위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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