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大 '교수 사찰' 파문…학생회 '성향분석 문건' 공개

  • 입력 2000년 4월 18일 23시 41분


성균관대 재단이 이 대학 교직원 중 100여명의 성향과 이력 등을 분석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학생들에 의해 공개돼 교수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성균관대 대학원 총학생회는 18일 “대학 재단 소속 총괄지원팀과 법인사무국이 심윤종(沈允宗)총장을 비롯해 100여명의 교수를 정기적으로 사찰해 왔다”면서 ‘성대 교수는 사찰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료집을 공개했다.

학생들이 본관 건물을 점거농성중 발견했다는 130여 쪽의 이 문건에는 심총장의 이력, 94년 민교협 통일분과위원장을 맡았던 양모 교수의 성향, 서울대 출신 이모 교수의 구정권 실력자와의 친분관계 등 교수 개개인의 출신지와 출신교, 교수 재직시 행적, 학내 계보, 정치적 성향, 정관계 친분 관계 등이 상세히 기재돼 있다. 자료집은 특히 13명의 전현직 교수를 이른바 ‘문제교수’로 지목하고 있다.

총학생회측은 이 문건에 지금은 쓰이지 않는 ‘교무처장’이란 직함이 적혀 있는 점, 교수들의 나이와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내용 등으로 미뤄 지난해 1월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학교와 재단측은 이에 대해 “교수 인사에 참고하기 위해 작성한 데이터베이스의 일종인 인사존안 파일일 뿐”이라며 “‘문제교수’ 명단 부분은 학생들이 임의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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