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고성 큰 산불…고성선 오후늦게 불길잡아

  • 입력 2000년 4월 7일 23시 03분


7일 강원 강릉시와 고성군에서 큰 산불이 나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35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불로 강릉과 고성지역의 산림 1050㏊(서울 남산의 3.5배)가 탔고 이날 밤까지 주민 4000여명이 대피했다.

이날 강릉과 고성 지역에는 진화용 헬기가 뜨기 어려울 정도의 강풍(초속 20∼25m)이 불어 진화작업이 늦어졌다.

강릉시는 이날 오후 불이 사천면 전지역과 경포대 인근으로 급속히 번지자 사천면과 경포동 일대 주민 7000여명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고성군의 경우 96년 4월 대형 산불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던 지역에서 다시 산불이 나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강릉▼

이날 오전 8시 50분경 사천면 석교리 공원묘지앞 야산에서 불이 나 순식간에 인근 석교리, 판교리, 진리, 노동리 등과 연곡면의 동덕리, 신왕리 등 10여개 마을로 번졌다. 이 산불은 이날 밤까지 강릉∼주문진간 7번 국도와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번져 한때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이 불로 석교1리 최은자씨(48·여)가 숨지고 같은 마을 신동일씨(38)가 머리 등에 화상을 입는 등 4명이 다쳤다. 또 산림 500㏊를 비롯해 주택과 축사 등 90여채가 전소되고 소와 염소 등 가축 40여마리가 불에 타 죽었다.

사천면내 10개 마을 1000여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으며 사천중학교는 임시 휴교했다.

▼고성▼

이날 오전 1시45분경 토성면 학야리 육군 모부대 부근 운봉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운봉리와 백촌리, 죽왕면 야촌리, 삼포2리 등 2개면 10여개 마을 인근 산으로 번졌다. 이 불로 1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산림 500㏊와 주택 축사 등 133채가 탔으며 토성면 죽왕면 10개 마을 950여가구 주민 3000여명이 대피했다. 또 동광농공고와 동광중학교, 동광초등학교, 오호초등학교 등 4개교가 임시 휴교했다.

불이 나자 고성군은 산림청과 군부대 헬기 14대, 주민 공무원 군인 등 4000여명을 동원했으나 바람이 강하게 불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다 오후 7시경 헬기의 진화작업이 시작되면서 큰 불길을 잡았다.

이에 앞서 6일 낮 12시 35분경 현내면 북쪽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계속 남하하며 우리나라 최북단 마을인 현내면 명파리 일대까지 번져 7일 오후 4시반경 80여가구 주민 200여명이 대피했다.

▼삼척▼

이날 오전 10시40분경 근덕면 궁촌리 양지마을 야산에서 불이 나 주택 4채와 산림 50㏊가 탔으며 10가구 주민 22명이 대피했다. 이 산불로 울진원전 1호기의 송전선로가 손상돼 한동안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울진원전에 따르면 이날 산불로 울진∼동해간 2개의 송전선로가 손상됐으며 이에 따른 안전조치로 울진원전 1호기의 가동을 한동안 중단했다.

<강릉·고성·삼척〓최창순·경인수·정위용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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