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산불 506건…작년보다 4배 늘어

  • 입력 2000년 4월 7일 22시 44분


‘산불 비상’이 걸렸다.

올들어 7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506건으로 피해면적이 920㏊에 이른다. 이는 지난 5년 중 같은 기간 평균의 2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4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올해 이처럼 산불이 급증한 것은 전국적으로 50일째 건조주의보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바람마저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 특히 우리나라 산은 경사가 급해 한번 불이 나면 번지는 속도가 빠르고 피해도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7일 현재 산불위험지수(100기준)는 제주도(63)를 제외하고 전국이 93∼99. 전국이 산불위험 상태에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이날 전국 1778개 등산로 가운데 90%를 폐쇄하기로 했다.

산림청이 이 같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것은 산불 피해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임업연구원 산불연구실 박현(朴賢·35)박사는 “한번 산불이 발생하면 자연적으로 복원되는 데 100년, 인위적으로 복원한다 하더라도 30년이 소요되는 등 손실이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불예방과 진화 대책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 산림청은 소방헬기 32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전국을 커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41건의 산불이 발생한 5일의 경우 헬기지원을 받지 못한 자치단체의 항의가 잇따랐을 정도. 산림청 관계자는 “소방 헬기의 운항수칙은 하루 8시간 비행이지만 요즘은 12시간씩 강행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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