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은 吉日"…이사-결혼식 몰려 투표율 하락 우려

  • 입력 2000년 4월 5일 19시 54분


‘총선대길(總選大吉)?’

16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3일 이사와 결혼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이 단순 휴무일이 아니라 역술적으로 ‘합덕대길(合德大吉)’이 일어나는 새천년의 첫 길일이라는 ‘소문’이 이같은 분위기의 진원지.

역술인 안중선씨(49·극설화집 ‘천기누설’ 저자)는 “13일은 음력 경진(庚辰)년 경진(庚辰)월 신축(辛丑)일로서 오행으로 해석하면 땅이 번영하여 모두 재물로 변한다는 토생금(土生金)에 해당한다”며 “특히 원숭이 쥐 용 뱀 소 닭띠생이 백년가약을 맺거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기에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과 PC통신 게시판에 네티즌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4·13길일설’은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

노보텔호텔과 공항터미널예식장 등을 비롯해 서울 시내 대부분의 예식장에 13일자 결혼 예약이 일찌감치 완료된 것은 물론 이삿짐센터에도 ‘4·13특수’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는 상태다.

통인익스프레스 영등포점 이정남사장(36)은 “13일 이사예약이 한참 전에 끝났으나 그래도 이사를 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으며 LG이사서비스의 문의근대표(48)는 “휴일이면 보통 3, 4건의 이사예약이 들어왔으나 13일만은 10여건이 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듀오 닥스클럽 등 결혼정보업체들도 13일로 미팅 날짜를 맞춰달라는 주문이 몰리자 아예 ‘총선미팅’을 기획, 오전에 투표를 마친 미혼남녀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오후에 선착순 즉석미팅을 주선하기로 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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