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총선수업 첫날…우려했던 마찰 없어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4·13총선을 앞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7일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민주주의와 선거’를 주제로 민주시민 육성을 위한 총선 공동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 사정 등으로 실제 총선수업이 진행된 학교는 일부에 불과해 당초 우려된 총선 수업 교사와 학교장간의 마찰은 별로 일어나지 않았다.

전교조는 이와 관련해 “27일부터 4월22일까지 실시되는 공동수업은 어디까지나 수업시간 내에 교과실정 등을 고려해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날 총선수업이 실시된 서울 한 고교의 경우 사회과 담당인 천모교사(34)가 학생들에게 1주일 전 △이번 총선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 △각 정당의 공약 비교 △자기 지역구 후보자의 주장 비교 등에 대해 과제물을 내주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해 이날 보고서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2학년 K군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선거운동에 인력이 많이 동원되면서 농촌이나 건설현장에 노동력이 부족해졌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며 “불법 선거운동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교사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활발한 질의 응답을 하고 보고서에 신문 스크랩 등 자료를 꼼꼼히 첨부해 제출하는 등 총선수업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내 일부 학교장들은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실정법에 어긋나는 내용의 수업을 진행하는지 여부를 예의 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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